2010년작 헬로우 고스트, 저는 이 영화를 초등학교 교실에서 처음 봤습니다. 선생님이 그냥 틀어줬고, 저는 그냥 봤습니다. 뭔지도 모르고, 울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 어른이 되어서야 인스타 릴스 하나에 멈춰 서게 됐습니다. 그 릴스에서 김밥 장면을 보는 순간, 교실에서 멍하니 앉아 있던 그 어린 제가 왜 그 장면에서 이상하게 먹먹했는지가 한 번에 이해됐습니다.초등학교 교실에서 처음 본 그 영화2010년 개봉한 헬로우 고스트는 제가 초등학생일 때 학교에서 틀어준 영화입니다. 당시 저는 그냥 코미디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귀신들이 주인공 상만의 몸에 들어와 담배 피우고, 울고,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하는 장면들이 그냥 웃겼습니다. 반 아이들이랑 같이 낄낄거리며 봤던 기억만 남아 있습니다.그때는 이 영화의..
좀비 영화 중 블록버스터 규모로 제작된 작품은 손에 꼽히는데, 2013년 개봉한 는 제작비만 약 1억 9천만 달러가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저도 친구 추천으로 다시보기를 틀었다가, 지금껏 봤던 좀비 영화와 결이 달라서 끝까지 자리를 못 뜰 정도였습니다.줄거리: 가족을 지키려는 남자가 인류의 마지막 희망이 되기까지영화는 도심 한복판에서 아무런 예고도 없이 시작됩니다. 폭발이 일어나고, 이성을 잃은 존재들이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피해자는 순식간에 감염자가 되어 또 다른 누군가를 덮칩니다. 이 초반 10분이 저는 무척 인상 깊었는데, 기존 좀비 영화처럼 느릿느릿 다가오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폭발적으로 번지는 감염 속도가 현실의 바이러스 확산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입니다.전직 UN 조사관 제리 ..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황우슬혜 배우 하나 보고 영화를 틀었습니다.. 그게 전부였어요. 근데 막상 보고 나서 든 생각은 "배우들이 너무 아깝다"였습니다. 영화 '보스'는 조직의 차기 보스를 민주적 투표로 뽑는다는 설정을 내세운 코믹 액션 영화입니다. 2025년 10월 3일 개봉작으로, 배우 라인업은 분명히 탄탄한데 그게 오히려 아쉬움을 키운 케이스입니다.배우 라인업만 믿고 갔다가 생긴 일황우슬혜 배우는 제가 코미디 장르에서 가장 신뢰하는 배우 중 하나입니다. 말투 하나, 표정 하나로 웃음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 영화도 큰 기대를 가지고 갔습니다.근데 막상 스크린에서 황우슬혜 배우의 비중은 생각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제가 직접 앉아서 두 눈으로 확인한 건데, 존재감은 분명히 있었지만 나..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광고에서 신구 선생님이 잘생긴 박진영으로 변하는 장면을 보고 "저 배우 얼굴 한번 보러 가야겠다" 싶어서 별 기대 없이 가족들과 극장에 들어갔거든요. 그런데 나오면서 제 입에서 나온 말이 "극한직업 이후로 이런 코미디 처음이다"였습니다. 2025년 5월 개봉한 초능력 코미디 액션 영화 , 직접 보고 분석해봤습니다.하이파이브 개봉 전 기대치, 그리고 실제 체감 온도 차이제가 처음 이 영화에 관심을 가진 건 순전히 비주얼 때문이었습니다. 신구 선생님이 등장했다가 박진영으로 탈바꿈하는 광고 컷이 너무 강렬해서 "저 장면 맥락이 뭔가" 궁금했고, 결국 가족 넷이서 극장 좌석을 예매했죠.영화의 장르 코드는 '슈퍼히어로 오리진 무비(origin movie)'에 가깝습니다. 오리진 무..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넷플릭스 신작 를 개봉 직후 바로 봤는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이게 뭘 보여주려 했던 걸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SF, 호러, 크리처, 가족 드라마가 한 데 뒤섞인 작품인데, 그 혼합 방식이 마냥 매끄럽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반까지 꽤 몰입해서 봤고, 보고 나서 이런저런 생각이 남는 영화였습니다.라스트 하우스 장르혼합이 빚어낸 정체성 혼란의 가장 큰 특징은 장르혼합(Genre Hybrid)입니다. 여기서 장르혼합이란, SF·호러·액션·가족 드라마처럼 성격이 다른 장르를 하나의 서사 안에 얹어 놓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 전략이 잘 맞아떨어지면 처럼 공포와 SF가 시너지를 내지만, 균형을 잃으면 각 장르가 서로 발목을 잡습니다.제..
비행기 화장실 안에서 무언가를 주입하는 짧은 릴스 클립 하나가 저를 영화를 재생 버튼을 누르게 이끌었습니다. 임시완이 연기한 그 장면은 길어봐야 15초였는데, 그 15초가 300억짜리 영화 한 편을 보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서 든 생각은 하나였습니다. "전반부와 후반부가 같은 영화가 맞나?"임시완이 살아있는 동안은 진짜 재밌었다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보기 전에는 "배우 라인업만 화려한 거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전반부는 그 의심을 완전히 씻어낼 정도였습니다.임시완이 연기한 류진석 캐릭터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인물은 전형적인 빌런 서사, 즉 억울한 사연이나 사회적 피해자 서사를 일절 갖지 않습니다. 그냥 이유를 알 수 없는 사이코패스입니다. 여기..
악역도 없고 반전도 없는 영화가 전 세계 한국 콘텐츠 팬들의 레이더에 동시에 포착될 수 있을까요? 넷플릭스 영화 를 보기 전까지 저도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9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한 청춘 로맨스인데, 보고 나서 한참 동안 입가에 미소가 걸려 있었습니다. 요즘 스크린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온도였습니다.고백의 역사 풋풋한 로맨스 — 요즘 영화에서 사라진 그 온도일반적으로 OTT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영화도 자극적인 소재를 써야 살아남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고, 실제로 최근 몇 년간 그런 흐름이 맞았습니다. 그런데 를 보고 나서 그 전제를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KOBIS) 통계를 보면, 순수 학원 로맨스 장르(Teen Romance Genre..
2025년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당시 독립영화 최초 극장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작품이 있습니다. 영화 입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저 꼬마 배우, 도대체 어디서 이런 애를 찾아온 거지?"였습니다. 교화 불가능한 폭력성을 가진 아이와 그 아이를 감당해야 하는 엄마, 그리고 20년 뒤 전혀 다른 층위에서 벌어지는 두 여자의 이야기가 겹쳐지는 구조입니다.침범 소연 연기 — 이 꼬마가 진짜 무서운 이유솔직히 처음 이 영화를 틀었을 때 꼬마 아이 연기에 이렇게까지 소름이 돋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반려견을 직접 죽이고도 "또 사면 되잖아요"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저는 잠깐 화면을 멈췄습니다. 저 나이 또래 아이가 저런 대사를 저 눈빛으로 쳐낸다는 게 말이 되나 싶어서요..
솔직히 저는 이 영화가 치열한 비즈니스 싸움을 다룬 작품인 줄 알았습니다. 4조 원짜리 국책 사업,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 대 자본력 있는 경쟁자. 설정만 보면 팽팽한 두뇌 싸움이 펼쳐질 것 같았는데, 막상 영화의 절반 이상이 골프장에서 흘러갔습니다. 그걸 알고 나서 오히려 이 영화가 말하려는 게 뭔지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배경: 4조짜리 국책 사업, 기술보다 로비가 먼저였다영화 의 출발점은 간단합니다. 무선 충전 기술을 자동차와 도로에 접목시킨 스타트업 대표 윤창호가 있습니다. 기술력은 대기업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정작 4조 원 규모의 국책 사업 수주전에서는 번번이 밀립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경쟁사 대표 송광우 쪽이 언론 광고비를 더 많이 썼고, 로비력에서 압도적으로 앞섰기 때문입니다.여기서 ..
넷플릭스 영화 순위 3위. 에놀라 홈즈 3가 공개되자마자 이 숫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가볍게 켰는데, 다 보고 나서 1·2편을 미리 안 봤으면 절반도 못 즐겼겠다 싶었습니다. 시즌 연결성이 생각보다 훨씬 촘촘한 시리즈입니다. 이 글에서는 3편 진입 전 꼭 알아야 할 1·2편의 핵심 줄거리와, 처음 보는 분도 몰입할 수 있는 연출 포인트를 정리합니다.빅토리아 시대라는 배경 — 세계관을 알아야 에놀라가 보인다에놀라 홈즈 시리즈의 시대적 배경은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 영국 빅토리아 시대(Victorian Era, 1837~1901)입니다. 여기서 빅토리아 시대란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한 64년간을 가리키는데, 이 시기 여성에게는 참정권(suffrage)이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았고 예법과..